지난달에 87년에 돌아가신 아버님 추모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7남1녀 8남매가 모두 모였습니다. 

아버님은 일제시대에 교편을 잡으셨습니다. 

6.25가 일어났을 때는 반동분자로 몰려서 감옥살이를 하셨습니다. 

광주고보에 재학 중일 때는 마라톤으로 세계를 제패한 손 기정님과 함께 경기에 참석하실 정로로 만능 스포츠맨이시기 

도 하셨습니다. 

제 고향 마을은 저희 정씨 일가만 모여 사는 집성촌이었습니다. 

제 아버님만 공산주의자로 만들면 저희 정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소위 빨갱이가 될 것으로 판단한 공산주의자가 

제 아버님께 공산당 입당을 강요했습니다. 

끝까지 반대하셨던 아버님은 결국 전남 함평까지 공산당이 지배하게 되자 감옥에 수감되셨습니다. 모진 고문을 당하셨 

습니다. 갈비뼈가 다섯 대나 부러졌습니다. 

평소에 인자하시고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주며 사셨기에 공산당원 중의 한명이 몰래 아버님을 탈출시켰습니다. 

갈비뼈가 다섯 대나 부러지는 중상을 입으셨지만 2m가 넘는 담을 죽기 살기로 뛰어 넘어서 탈출에 성공하셨습니다. 

숨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동네 연못 갈대밭 물속에 숨으셨습니다. 

호흡은 대나무 통을 통해서 하셨습니다. 

그때 꼴을 베러온 일꾼에게 "이보게, 나 좀 살려주게."라고 부탁을 했고, 

평소에 저희 집안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일꾼은 아버님을 지게에 숨기고 

아버님 위에 풀을 덮어서 머나먼 길을 지게를 지고 고모님 댁으로 피신을 시켰습니다. 

명창 김 동진 옹께서 득음을 하기 위해서 소변 통에 대나무를 오랫동안 담가두었다가 

삼투압 현상에 의해서 소변이 말갛게 스며든 것을 마셨다고 합니다. 

온갖 고문을 당하시고 매를 맞으셔서 골병이 들었던 아버님도 그것을 잡수시고 나으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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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시골 마을에 마을회관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두 아들과 아내와 함께 찾은 시골 마을회관 앞에는 

"정종기씨 자녀일동이 대지 370평 기증"이라고 적힌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시험을 본 큰 아들과, 

서울 장신대학교 신학과 2학년을 마친 후 휴학하고 9월 9일에 군종병으로 논산훈련소에 입대하는 작은 아들에게 자랑 

스럽게 기념비를 보여주었습니다. 

"너희 할아버님께서 8남매 가르치시느라 잡수고 싶으신 것, 입고 싶으신 것과 쓰고 싶으신 것을 참아 가시면서  

많은 산과 논과 밭을 다 팔아서 우리 8남매 머릿속에 넣어 주셨다. 

너희들이 지금 대학교를 다니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것도 다 고결하시고 참된 교육자이신 할아버님 덕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너희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가장 존경한다.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자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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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벌기도 힘들지만 잘 쓰는 것은 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8남매가 십시일반 모아서 기증한 370평의 대지는 전남 함평 정자동 마을이 존재하는 한 

마을회관 앞 기념비를 통해서 자랑스러운 제 아버님의 업적을 말해줄 것입니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입니다. 

온갖 고문을 당하셨지만 끝까지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신 아버님과 같은 

많은 호국영령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을 깨우며 드리는 기도 중에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는 쉴 수가 없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셔서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시는 여러분 되시기를 원합니다. 

천성을 향해 가는 나그네가 노원 고을을 지나며... 

영어성경부 담당 정 봉진 전도사